아들방
저는 작은 사무실에 다니기에
대체휴일이 없어요.
짧은 추석을 보내고 돌아와
쉬지도 못하고 바로 출근을 했지요.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아들녀석이 저를 부쩍 반깁니다.
그리고 싱글벌글 웃으며
좋은일이 있다고 하네요.
지난번엔 라면을 끓여주더니
오늘은 또 무슨일일까
내심 기대가 되었어요.
제 생각을 읽었는지
아들이 방문을 활짝 열면서
자기방을 대청소 했다고
자랑을 합니다^^
오~ 정말 깨끗하네~!
어쩐일로 방청소를 다했어?
아들도 한다면 하는구나~!
멋진데?
오늘 좀 짱인듯~^^
이렇게 폭풍 칭찬을 쏟아내면도
저의 시선은 책상위로 고정...
엥? 이게뭐야?
⊙⊙
헐....
예전 같으면
공부하는 책상위가
이게 뭐냐며
폭풍 잔소리를 했겠지만
추석 연휴로 피곤한 저를 생각해
스스로 방 청소를 한 아들이
그저 고맙고 기특하기만 했어요.
제 칭찬에 기쁜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아들을 보며
정말 깨끗하게 잘 치웠다고
폭풍 칭찬만 했습니다 ㅋㅋㅋ
그리고는
인증샷을 찍어야 한다며
제가 더 호들갑을 떨었지요.
그래도 제버릇 개 못준다고
은근슬쩍 말을 흘려봤어요.
장남감이 책상을 많이 차지해서
숙제할때 힘들겠다구요.
그랬더니 저보고 하는말이
청소를 하다보니
상자에 갇혀 있는 장난감들을
전부 꺼내보고 싶어서
다 꺼내본거라며
금방 다 치울거니까
걱정하지 말래요.
해맑게 대답하는 아들을 보며
저는 잔소리를 하지 않고
잘 참은 제 자신이
정말 기특했습니다.
그리고 느꼈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아들이 훌쩍 자랐다는 것을요.
지금 펼쳐져 있는 이 장난감들도
시간이 조금 더 흐르면
아기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처럼
모두 다 사라지겠죠.
그래서 저는 다시한번
굳게 굳게 다짐을 합니다.
나의 가족들을
어제보다 오늘 더 많이
매 순간순간
사랑하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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